호치민 여행 (숙소 추천, 관광지, 야시장)

 

호치민여행

호치민은 인구 약 950만 명, 서울 면적의 3배가 넘는 베트남 최대 경제 도시입니다. 처음 이 도시에 발을 디뎠을 때, 오토바이가 물결처럼 쏟아지는 교차로를 보고 그냥 멍하니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낯설지만 강렬하고, 시끄럽지만 활기가 넘쳤습니다. 그 첫인상 그대로, 호치민은 계속 머릿속에 남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숙소 추천: 어느 군에 묵을지가 여행의 반을 결정합니다

호치민을 처음 여행하는 분이라면 아마 숙소 위치부터 고민하게 될 겁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선택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했습니다. 호치민은 24개의 군(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군이란 우리나라의 구(區)에 해당하는 행정 단위로 지역마다 분위기와 인프라가 완전히 다릅니다.

제가 첫 번째 호치민 여행 때 선택한 곳은 1군이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중앙우체국, 통일궁, 벤탄 시장 같은 주요 관광지가 걸어서 이동 가능한 거리에 몰려 있어서, 이동 시간에 체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베트남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아직 완전하지 않아서 주로 그랩(Grab), 즉 동남아시아형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데, 1군이나 3군에 묵으면 이 이동 비용 자체가 크게 줄어듭니다.

단기 여행자에게 제가 추천하는 숙소 지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1군 & 3군: 관광지 밀집 지역. 호텔, 레스토랑, 카페가 몰려 있어 처음 방문하는 분께 가장 편리합니다.
  2. 2군 타오디엔(Thao Dien): 호치민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지역으로, 세련된 카페와 브런치 레스토랑이 많고 서양인 거주 비율이 높아 다른 분위기를 원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3. 7군 푸미흥(Phu My Hung): 한인 타운이 형성된 지역으로, 롯데마트도 있어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가기 좋습니다. 해외에 온 느낌보다 한국스러운 편안함을 원하시거나, 현지에 거주 중인 한인 분들께 꿀팁 정보를 얻고 싶으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4. 빈탄군(Binh Thanh): 랜드마크 81(Landmark 81)이 있는 지역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이쪽에 숙소를 잡아도 됩니다.

장기 체류를 계획 중이라면 주방 시설과 세탁기가 갖춰진 서비스드 아파트먼트(Serviced Apartment), 즉 호텔과 아파트의 중간 형태로 장기 투숙객을 위한 숙박 시설을 2군이나 7군에서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관광지: 1군에서 역사를 읽고, 2군에서 감성을 채웁니다

호치민의 관광지는 성격이 뚜렷하게 나뉩니다. 역사와 문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1군 중심으로,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2군 타오디엔으로 향하면 됩니다. 제가 두 군데 모두 직접 다녀보니 하루씩 나눠서 경험하는 게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1군에서 시간이 부족하다면 응우옌후에 거리(Nguyen Hue Street), 즉 호치민의 주요 보행자 거리를 먼저 걸어보시길 권합니다. 중앙우체국은 에펠탑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구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이 디자인한 건물로, 구스타브 에펠이란 19세기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토목 엔지니어로 철제 구조물의 혁신적 활용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지금도 실제 우체국으로 운영 중이라 엽서를 직접 부칠 수 있고, 건물 내부 인테리어 자체가 훌륭한 포토 스팟이 됩니다. 옆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현재 보수 공사 중이지만, 외관만 봐도 충분히 인상적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전쟁 박물관(War Remnants Museum)은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전쟁 박물관이란 베트남 전쟁(Vietnam War), 즉 1955년부터 1975년까지 벌어진 북베트남과 남베트남 간의 무력 충돌과 그 참상을 기록한 역사 공간입니다. 한국 역사에만 집중해오신 분이라도 이곳에 오면 몰랐던 베트남의 역사를 새롭게 마주하게 됩니다. 제가 직접 가보니 전시물들이 꽤 강렬해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지만, 그 무게감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통일궁(Reunification Palace)은 1975년 베트남 통일이 선언된 역사적 장소로, 내부에 당시 집무실과 지하 벙커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출처: UNESCO)에는 아직 등재되지 않았지만, 베트남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이만큼 밀도 높은 공간이 없습니다.

2군 타오디엔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한남동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 가보니 세련된 인테리어의 카페와 서양식 브런치 가게들이 골목마다 들어서 있었습니다. 관광보다는 느긋하게 걷고 쉬고 싶은 날에 어울리는 지역입니다. 다만 이 분위기가 맞지 않는 분들도 있으니, 취향을 먼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야시장: 호띠기야시장, 구경하는 재미는 있지만 알고 가야 합니다

호치민을 여행한다면 야시장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호띠기 야시장(Hoi Thi Gi Night Market)은 현지에서도 꽤 유명한 먹거리 야시장입니다. 야시장이란 해가 진 이후에 열리는 노천 시장으로, 이곳은 물건보다 음식 위주로 구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직접 가봤을 때, 길이가 상당히 길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걸으며 메뉴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익숙한 베트남 음식부터, 저는 처음 보는 생소한 음식들도 즐비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여기서 해결해도 되고, 식사 후 야식 삼아 들르기에도 좋습니다. 음식 가격도 부담 없는 수준입니다.

다만 솔직히 한 가지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야시장 특성상 골목이 좁고 오토바이가 수시로 오가며, 사람도 많이 몰립니다. 위생 환경에 예민하신 분이라면 방문 자체를 한 번 더 생각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배탈이나 식중독 위험이 있어서, 면역력에 자신 없는 분이라면 실내 레스토랑을 선택하시는 게 현명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식품안전 가이드라인(출처: WHO)에서도 야외 노점 음식 섭취 시 위생 상태 확인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호치민은 처음엔 복잡하고 정신없어 보이지만, 며칠만 지내다 보면 그 혼잡함이 오히려 이 도시의 매력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첫 방문이라면 1군에 숙소를 잡고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동선을 짜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역사에 관심 있는 분은 전쟁 박물관과 통일궁을, 감성적인 분위기를 원하는 분은 타오디엔을 하루쯤 비워두시기 바랍니다. 야시장은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지만, 위생 상태와 오토바이 통행량은 미리 염두에 두고 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paCBP7wh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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