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여행 (농눅빌리지, 꼬란섬, 썽태우)

 

파타야 여행

파타야가 유흥의 도시라고만 알고 있다면, 절반만 아는 겁니다. 직접 겪어보니 낮의 파타야는 생각보다 훨씬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방콕에서 차로 두 시간이면 닿는 이 해변 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열대 정원부터 에메랄드빛 섬까지, 하루하루가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시아 최대 정원, 농눅빌리지에서 보낸 오전

농눅빌리지의 시작은 19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농눅 탄차나 부인이 해외여행 중 아름다운 정원을 보고 영감을 받아 남편과 함께 땅을 매입, 처음에는 과일 농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열대 정원과 각종 관광 시설을 하나씩 더해가면서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관광객을 받기 시작했고, 지금은 아시아 최대의 정원 관광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는 아들 깜폰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하루 평균 3,500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입니다.

제가 직접 가보니 규모에 먼저 압도됩니다. 광대한 부지에 수천 종의 열대식물이 심어져 있고, 구역마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서 걷다 보면 사진 찍을 곳이 끝도 없습니다. 다만 그 넓이가 발목을 잡습니다. 걸어서 다 보려다가는 공연 시간을 놓치기 십상입니다. 셔틀버스(shuttle bus)를 적극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셔틀버스란 넓은 부지 내에서 주요 포인트를 순환하며 운행하는 무료 또는 유료 이동 수단을 말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걷겠다고 버텼다가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나서야 셔틀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공연 스케줄도 미리 체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민속 쇼(Thai Cultural Show)와 코끼리 쇼가 합쳐진 약 60분짜리 공연이 하루 네 번 열립니다. 10:30, 11:30, 13:30, 15:30이 기준이지만 현지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당일 현장에서 재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 경험상 오전 일찍 입장해서 정원을 먼저 둘러보고 11시 30분 공연을 보는 루트가 가장 효율적이었습니다. 오후로 갈수록 기온이 올라가 체력 소모가 심해지거든요. 파타야의 한낮 기온은 종종 35도를 넘기 때문에, 오전 방문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습니다.

농눅빌리지는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코끼리 쇼와 무에타이(Muay Thai) 시범이 아이들 눈높이에도 맞고, 정원 곳곳에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 많아서 세대 구분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에타이란 태국의 전통 격투 스포츠로, 주먹과 발은 물론 팔꿈치와 무릎까지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공연 중 선보이는 무에타이 시범은 짧지만 임팩트가 강해서 어른들도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치게 됩니다.

꼬란섬, 청록빛 바다 앞에서 선택의 기로

파타야 만에 자리한 꼬란섬(Koh Larn)은 파타야 시내에서 스피드 보트로 약 15분, 페리(ferry)로는 30분 남짓 걸립니다. 페리란 정해진 노선을 운항하는 여객선을 뜻하며, 현지 선착장에서 바로 탑승권을 구매할 수 있어 예약 없이도 이용 가능합니다. 요금이 스피드 보트보다 훨씬 저렴해서 시간 여유가 있다면 페리를 타고 천천히 섬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섬에 도착하면 여러 개의 해변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 해변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한 곳에만 머물기보다는 오토바이 택시나 썽태우를 타고 두세 군데를 직접 둘러본 뒤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저도 처음 내린 해변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동했는데, 다음 해변이 훨씬 조용하고 모래결도 곱더라고요.

꼬란섬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스노클링(Snorkeling): 산호초와 열대 어종을 근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스노클링이란 스노클과 마스크, 오리발을 착용하고 수면 근처에서 수중을 감상하는 활동입니다. 장비 대여는 해변에서 바로 가능합니다.
  2. 패러세일링(Parasailing): 모터보트에 연결된 낙하산을 타고 하늘 위에서 섬 전경을 내려다보는 액티비티입니다. 체감 고도가 상당해서 처음엔 다리가 떨렸지만, 올라가고 나면 탁 트인 시야가 일품입니다.
  3. 제트스키(Jet Ski): 빠른 속도로 수면을 가르는 수상 오토바이로, 운전 면허 없이도 현지 가이드의 간단한 설명만 들으면 즐길 수 있습니다.
  4. 바다낚시(Sea Fishing): 액티비티보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선상에서 낚시 장비를 빌려 직접 낚아보는 경험이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청록빛 바다와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꼬란섬의 풍경은 말 그대로 휴양지 그 자체입니다. 태국 관광청(TAT, Tourism Authority of Thailand)에 따르면 꼬란섬은 파타야를 방문하는 내외국인 관광객 모두에게 손꼽히는 필수 방문지로 매년 수십만 명이 다녀간다고 합니다(출처: 태국 관광청 공식 사이트). 그 인기가 괜한 것이 아님을 직접 겪어보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썽태우로 시내 누비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파타야에 처음 도착하면 교통 문제가 제일 먼저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방콕처럼 미터 택시가 없어서 매번 흥정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엔 그랩(Grab)이나 볼트(Bolt) 같은 라이드헤일링(ride-hailing) 앱에만 의존했습니다. 라이드헤일링이란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까운 드라이버를 호출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서비스로, 요금이 미리 표시되고 카드 결제도 가능해 외국인에게 특히 편리합니다.

그런데 파타야에는 썽태우(Songthaew)라는 독특한 대중교통이 있습니다. 썽태우란 트럭을 개조해 뒤칸에 승객이 탑승하는 형태의 합승 교통수단으로, 파타야 시내에서는 정해진 노선을 순환 운행합니다. 요금은 1인당 10바트, 우리 돈으로 약 380원에 불과합니다. 물가 높은 관광지에서 이 요금은 솔직히 말도 안 되게 저렴합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는데, 탑승 전에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하는 순간 전세 차량으로 변해 버립니다. 요금도 몇 배로 뛰고요. 제 경험상 이건 좀 당혹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올바른 이용법은 일단 올라타고, 구글 지도를 켜서 현재 위치를 확인하다가 목적지 근처에 오면 차 안의 버튼을 누르고 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차할 때 10바트를 건네면 됩니다. 처음엔 낯설지만 한 번만 타보면 감이 잡힙니다. 파타야를 방문했다면 썽태우는 한 번쯤 직접 경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단, 시내 외곽 지역은 노선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숙소를 고를 때는 비치로드(Beach Road)나 세컨드 로드(Second Road) 인근 시내 중심가를 기준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방콕에서 파타야로 이동하는 방법도 미리 알아두면 편합니다. 수완나품 공항(Suvarnabhumi Airport)에서는 직행 버스를 타면 1시간 3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고, 1인당 약 5,000원 수준으로 가장 경제적입니다. 반면 픽업 서비스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게 차량이 오기 때문에 편의성이 월등합니다. 현지 업체인 PT 택시나 마이크 택시를 이용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언어가 걱정된다면 몽키 트래블 같은 한인 여행사를 통한 예약도 방법입니다. 파타야 이동 수단 비교 및 최신 정보는 태국 교통 정보 참고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타야를 유흥 도시로만 기억하기엔 아까운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농눅빌리지의 열대 정원, 꼬란섬의 청록빛 바다, 썽태우에서 느끼는 현지 감성까지. 이 세 가지만으로도 하루가 빡빡하게 찹니다. 계획을 짠다면 농눅빌리지는 오전에, 꼬란섬은 하루를 통으로 비워두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처음 파타야를 계획하고 있다면, 유흥 정보보다 이 세 가지를 먼저 검색해 보시길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RoxGAyd5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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