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여행 준비 (경비 준비, 시내 이동, 맛집)
하노이는 서울에서 비행기로 5시간이면 닿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도시입니다. 처음 갔을 때 이 거리에 이 물가라니 싶어서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경비 준비부터 시내 이동, 먹는 것까지 모르면 손해 보는 포인트들이 꽤 있어서, 제가 직접 겪어보며 쌓은 것들을 그대로 풀어보겠습니다.
경비 준비: 트래블카드 하나로는 부족한 이유
하노이 여행에서 경비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화를 들고 갈지, 달러를 바꿔 갈지, 아니면 트래블카드만 챙길지 저도 첫 하노이행 전에 꽤 고민했습니다. 직접 써보니 결론은 하나만 믿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현지 ATM이 생각보다 촘촘하게 깔려 있어서 트래블카드로 베트남 동(VND, Vietnamese Dong — 베트남의 법정 화폐 단위)을 인출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특히 트래블로그 유니온페이(UnionPay)는 노이바이 공항이나 올드 쿼터 ATM에서 수수료 없이 인출이 가능해서 제가 가장 많이 쓴 수단이었습니다. 유니온페이란 중국 은련망을 기반으로 한 국제 결제 네트워크로,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비자·마스터카드보다 ATM 수수료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ATM이 카드를 삼킬 때입니다. 제 일행 중 한 명이 실제로 ATM에 카드가 걸린 적이 있었는데, 직원과 연결해서 처리하면 당일 회수는 어렵고 며칠 내로는 찾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정이 빡빡하다면 그냥 못 찾고 오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서, 트래블카드를 최소 두 장 챙기는 걸 진심으로 권합니다. 하나은행 비자 또는 마스터카드는 당일 발급이 가능하니 출국 전날이라도 만들어두면 안심이 됩니다.
현지 환전이 필요하다면 원화는 5만 원권, 달러는 100달러 신권으로 준비하는 게 맞습니다. 환전(換錢, Currency Exchange)이란 자국 화폐를 현지 화폐로 교환하는 행위인데, 훼손된 지폐는 현지 환전소에서 불리한 레이트를 적용하거나 아예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올드 쿼터에 있는 Quang Huy Gemstone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꽤 알려진 환전소로, 환전 후 화폐 단위와 총액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경험상 환전 직후 그 자리에서 세어보는 습관이 불필요한 분쟁을 막는 최선입니다.
- 트래블카드(유니온페이 계열)는 반드시 2장 이상 준비 — ATM 카드 삼킴 사고에 대비
- 원화는 5만 원권, 달러는 100달러 신권으로 준비 — 훼손 지폐는 환전 거절
- GLN(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기반 QR 결제 서비스)도 일부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 — 비상 결제 수단으로 설치 추천
- 공항 환전은 최소한으로, 시내 Quang Huy Gemstone에서 주 환전 권장
시내 이동: 그랩 vs 택시, 공항에서 첫 번째 선택이 중요합니다
노이바이 국제공항(Noi Bai International Airport)에 내리면 처음 마주치는 건 이동 수단 선택입니다. 밤 비행기로 도착하면 버스는 이미 끊긴 상태라 사실상 차량 이동밖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때 모르고 공항 앞 택시를 덥석 타면 바가지를 맞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Grab(그랩)이 가장 편리하고 안전했습니다. 그랩이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운영되는 차량 공유 플랫폼(Ride-hailing Platform)으로, 출발 전에 요금이 확정되고 기사 정보가 앱에 뜨기 때문에 실제 차와 번호판을 대조하며 탑승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랩 요금을 먼저 조회한 뒤 택시와 흥정하는 방법도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흥정 과정 자체가 피곤하고 결과적으로 그랩보다 비싸게 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밤에 도착하거나 일행이 여럿이라면 한국에서 미리 픽업을 예약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도착해서 헤매는 시간을 줄이는 게 첫날 컨디션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줍니다.
참고로 입국 심사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패스트트랙(Fast Track — 일반 입국 심사 대기 줄을 건너뛰고 우선 처리받는 유료 서비스) 상품을 미리 준비해두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부터 전자 담배는 모든 종류가 반입 불가 품목으로 지정되었으니, 세관 검사에서 압수되거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베트남 관세청의 공식 반입 금지 품목 안내는 베트남 관세청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맛집: 올드 쿼터부터 서호 주변까지, 3,000원짜리 감동이 넘칩니다
하노이 음식에서 제가 느낀 건, 저렴하다고 대충 먹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첫 끼를 반미 25(Banh Mi 25)에서 먹었는데, 브레이크 타임 없이 운영하고 바삭한 빵의 반미 짜오(Banh Mi Chao) 한 접시가 약 3,000원이었습니다. 반미(Banh Mi)란 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로,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길거리 음식입니다. 환전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라 동선이 완벽했습니다.
아침으로는 반꾸온 지아 트루옌(Banh Cuon Gia Truyen)을 먹었습니다. 반꾸온(Banh Cuon)이란 쌀가루를 얇게 펴서 쪄낸 뒤 표고버섯과 간 고기로 속을 채운 베트남 북부 전통 음식으로, 스프링롤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간장 베이스 소스에 라임을 짜서 먹으면 새콤하고 깔끔한 맛이 나는데, 콤보 메뉴가 약 2,600원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하노이에 갈 때마다 꼭 방문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분보남보(Bun Bo Nam Bo)입니다. 불향을 입힌 소고기와 바삭한 후레이크가 올라간 비빔 쌀국수인데, 느억맘(Nuoc Mam — 베트남식 발효 생선 액젓 소스) 베이스에 잘 비벼서 라임을 더하면 풍미가 확 살아납니다. 느억맘이란 생선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액체 조미료로, 베트남 요리 전반에 걸쳐 쓰이는 핵심 소스입니다.
저녁은 딤섬 코너(Dim Sum Corner)를 한 번쯤 가보길 권합니다.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실내에서 하가오부터 완탕까지 먹었습니다. 하노이 맛집을 고를 때 한국인 추천 리스트도 좋지만, 구글 플레이스(Google Places) 리뷰와 평점을 병행해서 보는 걸 권합니다. 현지인 평가가 높은 곳에서 예상 밖의 맛집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하노이 지역 음식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베트남 관광청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노이는 준비를 잘 하면 같은 일정도 훨씬 풍요롭게 즐길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경비 준비는 트래블카드 2장 이상이 기본이고, 이동은 그랩으로 단순하게, 먹는 건 한국인 추천과 구글 리뷰를 함께 보면서 고르는 게 제 경험상 가장 효율적이었습니다. 처음 하노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너무 빡빡하게 짜기보다 올드 쿼터 근처에 베이스캠프를 잡고 반경을 넓혀가는 방식을 권합니다. 그 자체로 하노이다운 여행이 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2qsCv-dIp2g&t=24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