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여행 (거점지역, 올드타운, 재즈바)
처음 치앙마이 여행을 준비할 때 저를 가장 오래 붙잡고 있던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디에 묵을 것인가.' 관광지 정보야 검색하면 넘쳐나는데, 막상 거점 지역을 고르는 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였습니다. 님만해민, 올드 시티, 핑 강 주변 세 지역 각각의 성격이 달라서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온도 자체가 달라집니다.
거점지역 선택, 정답이 있을까요
님만해민을 두고 "치앙마이의 가로수길"이라고 표현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 비유가 꽤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야 몰(Maya Mall), 원님만(One Nimman) 같은 대형 복합 쇼핑몰이 집약된 지역으로, 현대적인 인프라를 원하는 여행자에게는 최적의 선택지입니다. 실제로 고급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장기 체류자를 위한 호텔식 서비스를 갖춘 콘도 형태의 숙소가 이 일대에 집중되어 있어서,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여행자라면 고민 없이 이쪽을 잡으면 됩니다.
단,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가지 예상 밖의 점이 있었습니다. 치앙마이 국제공항(CNX)이 생각보다 가까워서 항공기 소음이 꽤 들린다는 것입니다. 듣다 보면 적응이 되긴 하지만, 소음 민감도가 높은 분이라면 이 점을 미리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반면 핑 강(Ping River) 주변 지역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리버사이드 리조트(riverside resort)강변에 위치한 수영장·스파 시설을 갖춘 숙박 형태가 많고, 나이트 바자(Night Bazaar)나 플로엔 루디 나이트 마켓처럼 밤늦게까지 운영되는 마켓이 도보권에 있습니다. 먹고 쉬는 것 자체에 집중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지역입니다. 다만 이 지역을 선택하는 여행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숙소 옵션 자체가 님만해민이나 올드 시티보다 좁습니다.
세 지역을 직접 돌아다녀본 제 기준에서는 처음 치앙마이를 방문하는 분이라면 올드 시티 쪽을 강하게 권하고 싶습니다. 현지인과 여행자가 뒤섞인 일상의 풍경, 가격 부담 없는 게스트하우스(guesthouse) 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규모 저렴한 숙박 시설들이 촘촘히 자리 잡고 있어, 치앙마이 자체를 '느끼는' 밀도가 다른 지역과는 다릅니다.
올드타운,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동네
올드 시티(Old City)는 치앙마이 구시가지의 역사적 중심지로, 님만해민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이지만, 두 지역 사이에는 시대가 다른 느낌이 납니다. 편의시설 밀도나 상점 구성 면에서 님만해민이 훨씬 현대적이라면, 올드 시티는 세계 각국의 배낭여행자들이 섞여 있는 혼잡하고도 묘하게 활기찬 동네입니다.
올드 시티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일정이 선데이 마켓(Sunday Market)입니다. 매주 일요일 왓프라싱 사원 앞 타패 거리를 중심으로 열리는 야시장으로, 로컬 수공예품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가봤을 때 오후 5시 전에 이미 자리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늦게 가면 구경은 할 수 있어도 앉아서 먹을 공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점은, 올드 시티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님만해민은 자정 넘어서도 영업 중인 가게들이 많은 반면, 올드 시티는 밤 10시가 넘으면 골목이 꽤 어두워집니다. 이걸 단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그 고요함이 올드 시티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야행성 여행자라면 미리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올드 시티 주변에서 숙소를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는 지역별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올드 시티 내부: 게스트하우스 밀집, 저렴한 물가, 사원 접근성 최고, 심야 이동은 불편할 수 있음
- 님만해민: 대형 쇼핑몰·카페 밀집, 장기 체류 콘도 많음, 공항 소음 주의
- 핑 강 주변: 리조트형 숙소 중심, 나이트 바자 근접, 숙소 선택지 상대적으로 적음
- 산티탐(Santitham): 현지인 거주 비율 높음, 가성비 장기 숙소 많음, 한 달 살기에 적합
태국 관광청(TAT) 공식 자료에 따르면(출처: Tourism Authority of Thailand) 치앙마이는 태국 내에서도 연간 방문객 규모가 손꼽히는 도시로, 특히 구시가지 일대의 역사 문화 자원이 여행 만족도에 큰 영향을 준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도 처음 치앙마이를 찾는 여행자에게 올드 시티 거점을 권하는 이유가 생깁니다.
재즈바, 생각보다 진지하게 즐겨야 합니다
치앙마이를 다녀온 사람들이 의외로 자주 언급하는 것이 재즈바 문화입니다. "재즈바가 뭐가 특별하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라이브 재즈 퍼포먼스(live jazz performance), 즉석에서 연주자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관객과 호흡하는 공연 형식을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그것도 저렴한 맥주 한 잔을 옆에 두고 즐길 수 있는 도시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치앙마이의 재즈바는 크게 캐주얼한 스타일과 라운지 스타일로 나뉩니다. 노스게이트(North Gate Jazz Co-op)는 캐주얼한 오픈 에어(open air) 야외 공간에서 공연이 진행되는 구조형식으로, 왓룩 몰리(Wat Lok Moli) 사원이나 창푸 야시장과 동선을 묶어서 방문하면 효율적입니다. 반면 모먼츠 노티스 재즈 클럽(Moments Notice Jazz Club)은 조금 더 격식 있는 라운지 무드로, 같은 재즈바지만 느낌이 다릅니다.
제 경험상 재즈바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도착 시간'입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30분만 지나도 실내는 물론 야외 좌석까지 꽉 찹니다. 늦게 도착하면 서서 보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공연 시작 최소 1시간 전에 도착해 자리를 먼저 잡는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올드 시티 중심에 위치한 마오리(Maori Bar)는 위치, 음악 수준, 공간 분위기 세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어서 제가 가장 좋았던 곳입니다. 가격대가 다른 재즈바보다 약간 높다는 의견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 차이는 공간이 충분히 상쇄해 준다고 느꼈습니다. 스어터(Suea Terr)는 소파 중심의 안락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고, 공연보다는 분위기 자체를 즐기러 가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치앙마이의 재즈바 문화를 더 깊이 탐색하고 싶다면 출처: Lonely Planet 치앙마이의 나이트라이프 섹션도 참고가 됩니다.
치앙마이 여행에서 거점 지역 선택은 일정 전체의 톤을 결정합니다. 쇼핑과 편의시설이 우선이라면 님만해민, 도시의 결을 느끼고 싶다면 올드 시티, 여유로운 휴식 중심이라면 핑 강 주변이 맞습니다. 여기에 재즈바를 하루 저녁 일정으로 넣으면 치앙마이의 색깔을 훨씬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처음 방문이라면 올드 시티를 베이스로 잡고, 님만해민과 재즈바를 하루씩 추가하는 방식을 권합니다. 단 재즈바는 반드시 일찍 가야 합니다. 그건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드리는 조언입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YwAoKcxntc